2005년 10월 14일 금요일

로저 젤라즈니

1. 예전에 쓰여진 소설임에도, 지금에 와서도 상상하기 힘든 세계를 그리고 있다는 것이 나를 자극한다. 그 상상력이 나를 언제나 즐겁게 한다.

수많은 SF 소설가들의 글을 읽어봤지만, 로저 젤라즈니의 소설은 무언가 특별하다.

2.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의 장편 소설인 <strong>신들의 사회</strong>는 가히 최고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대학교 2학년 중간고사가 끝나고나서, 도서관에 가서 재미있는게 없을까 하고 책을 찾다가 우연하게 발견한 소설이었다. 한국에 번역되어 나온 초판이어서 좀 옛날판이었던걸로 기억된다. 그날 난 밤을 새워 그 소설을 읽었고, 그 후로 젤라즈니의 광팬이 되었다.

몇번을 반복해서 읽고는 그 책을 소장하고 싶어서 서점을 수십군데를 돌아다녔었다. 그런데, 나온지 오래되고 절판된 책이라 그런지 가지고 있는 서점이 없었다. 그렇게 한 1년을 넘게 찾았지만, 책을 구할 수는 없었다.

그러다가 군시절 부산의 어느 책방에서 우연히 그 책을 찾아낼 수 있었고, 난 그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책을 부여않고 가만히 그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도 그 책은 내가 생각날때 마다 읽는 책 중에 하나고, 내 인생의 최고의 책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3. 오늘 젤라즈니의 소설을 다시 몇권 주문했다. 신들의 사회가 재출판된 거 같아서 다시 주문했고, 내이름은 콘라드, 저주받은 자 딜비쉬 를 주문했다. 소설이 도착하기만 기다리고 있다.

4. 앰버 연대기와 신들의 사회는 영문판으로도 구입했다. 원문으로 그 감동을 느껴보고 싶어서..
근데, 앰버연대기는 낱권이 아니라 10권까지 한번에 모아놓은 책이라 너무 두꺼워 들고 다닐수가 없다<. 게다가 그의 문장은 너무 현란하다. 신화와 전설, 철학이 난무하는 그의 문장은 왠만한 내공으로는 쉽게 읽을 수 없을 거 같다. 그래도 그것을 가지고 있으면서 언젠가는 읽을것이다. 젤라즈니의 문장으로 그의 세계를 이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