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 7일 수요일

오픈웹 소송에 참여하다.

오픈웹에서 제기한 문제점과 소송의 취지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아래의 관련 기사를 읽어보라.

관련 기사 : 오마이뉴스 2007/02/02 김기창 교수 인터뷰

내가 사용하는 운영체제는 3가지다. 윈도우, 맥, 리눅스..
사실 3가지 운영체제를 다 잘 다루는 것은 아니다. 그나마 윈도우를 제일 오랫동안 사용했으니 윈도우에 대해서 더 잘 아는 편이다.

몇년 전에 맥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내 선호도는 완전히 변했다. 나한테 제일 잘 맞는 운영체제는 맥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게다가 내가 하는 일, 내가 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들도 윈도우보다는 맥에서 더 편했다.

난 인터넷 익스플로러보다는 Flock이라는 오픈소스 웹브라우저를 사용한다. 이쁘기도 하고, 간편하기도 해서...
예전에는 오페라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Flickr에도 사진을 많이 올리기 때문에 Flock이 나한테는 더 맞는 것 같아서 그걸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Flock등 오픈소스 웹브라우저들은 윈도우, 맥, 리눅스에서 동일하게 구동된다.(내부적으로는 다른 식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거기까지 모르므로 넘어간다.) 때문에 나처럼 여러 운영체제에서 일을 하는 사람은 언제나 동일한 웹브라우저 인터페이스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편하고 좋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윈도우+인터넷 익스플로러 환경을 버릴 수 없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전자정부나, 인터넷쇼핑, 인터넷 뱅킹 등의 작업을 하는 경우다.
이것은 전자정부든 인터넷 쇼핑(결제), 인터넷 뱅킹등의 작업을 하는데 필요한 공인 인증서 로그인 과정이 있는데, 이 공인인증서를 이용한 로그인 과정에서 ActiveX라는 것을 깔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ActiveX는 불행히도, 윈도우+인터넷 익스플로러 환경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일반 기업에서 하는 것은 어떻게 강제할 수 없다. 뭐.. 그들이야 자신들이 편한 방식으로 만들어두고, 그게 싫으면 우리 회사에서 사지마라. 라고 말하면 되는거니까..

은행이 하는 것도 뭐 어쩔 수 없다고 치자. 거기서 안되면 그 은행을 이용하지 않으면 되는거니까..

근데.. 문제는 우리나라 정부다.

정부에서 진행하는 전자정부 사이트.. 거기 가서 주민등록등본을 뽑아보려고 한 적이 있다. (아마 전자정부 사이트가 만들어진 초기였던 거 같다.) 근데, 뭐 그리 설치할 ActiveX가 많은건지.. 한 3~4개는 설치했던 것 같다..
그러고나서도 몇가지 문제때문에 결국 출력을 못했었다.

근데, 사이트를 그런 식으로 만들어두면 FireFox, Opera, Safari 등등의 다른 웹브라우저에서는 전자정부에 접속해서 서류 출력은 할 수가 없다. 왜? ActiveX는 MS 윈도우 + 인터넷 익스플로러 환경에서만 구동되니까..

결국 우리나라 정부는 스스로가 MS 윈도우 +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하라고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일반 기업이라면 이게 통하겠지만, 정부에서 특정 기업의 제품만 사용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건 공정한 행위가 아니다. 그렇지 않은가? 정부에서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공정한 시장원리를 지키기 위한 기구를 만들어놓고, 스스로가 공정하지 않은 일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이번에 Vista가 나오면서 MS에 우리나라 사정에 맞춰서 수정해달라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는 것 같더라. 참.. 웃다가 넘어갈 뻔 했다.
그 말은 우리나라 정부가 MS에 종속되어 있다는 정도로 밖에 안들렸다. 도대체 이게 말이 되는가?

외국의 왠만한 일반 기업 사이트는 어떤 운영체제 어떤 웹브라우저로도 접속이 가능하고 대부분의 일을 무리없이 처리할 수 있다. 하물며 정부기관 사이트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 사이트는 어떤 일을 하려면 윈도우와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필요하다. 다른 것은 사용할 수가 없다..


이런 현실이 너무 짜증이 나서 오픈웹에서 금융결제원을 상대로 소송을 시작하기에 참여했다.
정부의 이런 말도 안되는 대처에 짜증이 나는 분들.. 같이 동참하시는게 어떠실지?

혹시 참여하실 분은 2차 원고인단 모집에 참여하시기 바란다.

댓글 3개:

  1. 문제는 우리나라 개발자들도 ActiveX에 길들여져 있어서 그 외의 방법으로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지. 웹 개발 업체랑 일해보면 그런 요구가 쉽지 않다는걸 알게 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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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Lohengrin - 2007/02/08 14:26
    그게 쉬운거라는 거는 아니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이런 요구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고, 그래야 뭔가 변화하지 않겠냐?

    네이버가 가능하면 모든 브라우저에서 동일한 레이아웃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변한 것도 유저들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있었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



    그리고 오픈웹에서 요구하는건 일반기업이 아니다. 정부기관이지.. 일반기업이야 자기들이 원하는대로 하는게 당연하지. 그렇지만, 정부기관에서 MS+IE 환경만 요구하는건 문제가 있는거 아닐까?

    우리나라 정부가 특정 기업의 distributor나 seller도 아니고...



    이건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 자유권에도 위배되는 행위지. 결국은 정부에서 다른 컴퓨팅 환경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차별하는게 되어버리니까..(사실 난 법을 잘 모르기는 하지만 간단하게 생각해봐도 그럴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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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일전에 한번 방문을 했었는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참 궁금했습니다.

    물론 소송이라는게 단기간내에 해결점을 찾기 어려운 일이니 만큼 결과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겠지만, 듣기로는 유사한 판례가 없었다 하더군요.



    그냥 이래저래 살짝 덮어버리는 차원에서 마무리가 지어지지 않아주길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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